코드스테이츠 이머시브 회고
나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몇 개의 연구에 참여했었다. 그중에서도 VR을 이용한 연구나 앱을 이용한 연구들을 보며, 연구자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내담자들에게 비슷하게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개발을 공부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막상 시작해보니 내 전공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직접 간단한 것들을 해볼 때 마치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주문을 외우면 그게 실제로 나타나는 것과 같았다. 내가 이런 식으로 실행됐으면 좋겠다는 것들을 적으면,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혼자 공부하는 것에는 금방 한계를 느꼈다.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야 할지가 너무 막막했다. 그래서 국비지원학원에 갔다. 6개월 동안 자바를 배웠는데, 거기서는 강사 한 명이 가르치는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나마 프로젝트를 할 때는, 알려주지 않았어도 알아서 필요한 것들을 공부해서 적용하긴 했다. 강사가 알려준 jsoup만으로는 크롤링 할 수 없는 사이트는 파이썬을 독학해서 셀레니움을 시도해서 데이터를 얻었다. 또 Women Techmakers Korea 같은 커뮤니티의 행사를 가서 발표를 듣거나, 라인 인턴, 우아한 형제들의 코테들을 보며 다른 교육이나 경험을 하고 싶다는 욕망을 채우려고 했다.
그런 와중에 네이버의 커넥트 재단에서 진행하는 부스트 캠프에 합격해 한 달간 챌린지 과정을 진행했다. 매일 다른 과제를 주는데 처음 보는 주제들이 많았고, 그때마다 알아서 학습해 과제를 제출해야 했다. 잘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처음 무언가를 배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한 달의 과정이 끝난 후에, 이런 것과 비슷한 코드스테이츠라는 부트캠프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전에도 코드스테이츠에서 프리코스를 하긴 했지만, 그것과 다르게 이머시브 코스는 완전히 몰입해서 3달 동안 진행된다.
이머시브 동안 동료와 일하는 방법을 익혔다. 깃허브를 써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다. 그전까지는 혼자 알고리즘을 풀고, 혼자 뭔가를 만들어보며 동작이 되면 됐구나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머시브 동안에는 누군가와 함께 작업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시작하기 전에 기획을 하거나 로직을 세우고, 계속 설명하며 코딩하고, 작업 한 후에도 끊임없이 의사소통하며 고쳐나가는 것들이 몸에 뱄다.
이제 수료를 앞두고 있다. 3개월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때로는 밤을 새우고, 보통은 9시, 10시에 집에 갔다. 3개월 동안 온종일 코딩만 생각하는 생활을 해봤으니, 이걸 직업으로 삼아도 꾸준히 잘 해내겠다는 자기 확신이 생겼다.